<p></p><br /><br />청운의 꿈을 품은 청년들이 대부업체와 불법 사채의 수렁에 빠져 신음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사는 여대생을 표적처럼 노린다는 충격적 증언까지 나왔습니다. <br> <br>최주현 기자의 '더깊은 뉴스'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"안녕하세요, 저는 24살이고, 총 부채는 3천만 원 가지고 있고요“ <br> <br>제빵사를 꿈꾸던 조리학과생 한가을 씨. 하지만 1년만에 자퇴했습니다. <br> <br>[한가을 / 24살, 3천만 원 부채] <br>"빚을 더 늘리는 것 보다는 대학을 포기하고, 빨리 빚을 탕감하자는 생각으로…“ <br> <br>교통사고를 당한 아버지의 치료비를 위해 저측은행에서 천만 원을 빌린 게 화근이었습니다.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. 할 수 없이 찾아간 대부업체는 더 큰 수렁이었습니다. <br> <br>[한가을 / 24살, 3천만 원 부채] <br>"사금융만 6군데고, 저축은행이 2곳이요. 그래서 총 8군데 (빌린 돈을) 갖고 있어요." <br> <br>상환이 하루라도 밀리면, 득달같은 빚 독촉이 날아왔습니다. <br> <br>[한가을 / 24살, 3천만 원 부채] <br>"직장에 전화를 한거에요. 제가 이 회사에 다니고 있냐며 ”저희 00대부인데요.“ 소문이 난거죠. 그만두고, 직장을 옮겨야했어요.” <br> <br>세차장과 마트, 식당을 도는 숨가쁜 알바를 하고 있지만, 한달 이자 220만 원조차 마련하기 힘듭니다. <br><br>“저는 28살 청년입니다. 빚이 대부업체 쪽에 총 400만원을 빌린 상황이고요”<br> <br>서른이 다된 나이에 부모님에게 손을 벌릴 순 없었습니다. <br> <br>[조철수 / 28살, 4백만 원 부채] <br>“월세부터 휴대전화 비용, 관리비, 건강 보험료도 내야하고 다 합치니까 너무 많이 나오더라고요. 충분히 금방 갚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…" <br> <br>아침마다 찾아오는 대부업체 수금원은 '저승 사자' 같았습니다. <br> <br>[조철수 / 28살, 4백만 원 부채] <br>“아침 일찍 (수금원이) 와서 벨 누르고 반응이 없자, 문을 쾅쾅 두드리면서 덩치는 컸고" <br> <br>아무리 돈이 없다 해도 수금원들은 막무가내였습니다. <br> <br>[조철수 / 28살, 4백만 원 부채] <br>“‘일정 금액 어느 정도를 줄때 까지는 절대 내보내지 말라’ 이렇게 위에서 지시했다고… 당시 600원 있었거든요. '정말 이거 밖에 없다, 이거라도 받으시려면 받아가라’ 이러니까... 어이없다면서…" <br><br>이들이 대부업체에 기댄 이유는 뭘까. 기자가 대학생이라며 대부업체의 상담을 받아봤습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어서오십시요. (대학생인데, 혹시 대출가능할까 싶어서요)" <br> <br>학생이라고 하자 대뜸 편법을 알선합니다. <br> <br>[○○ 대부업체 상담원] <br>"학생인 것 언급하지 마시고, 그냥 일하시는 것으로 해서 신청하세요. 300만 원 안에서 (대출을) 진행해드릴 수 있어요.” <br><br>은행 문턱이 높은 청년층들은 인터넷 대출 사이트도 애용합니다. 여기선 무직자로 신분을 바꾸라고 종용합니다. <br> <br>[A인터넷 대출 사이트 관계자] <br>"(무직자 대출로) 15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하세요. (학생 신분이라고 말하면) 어디에 가도 대출 안돼요.” <br> <br>한술 더 떠, 대출을 최대한 받으라고 유혹합니다. <br> <br>[A인터넷 대출 사이트 관계자] <br>"저희 쪽으로 하는 학생 분들이 많은 게요, 저희는 (신용) 심사 평가 전화 받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그래서 저희가 승인률도 높은 편이고요.” <br><br>대부업체조차 외면한 청년들은 막장이라는 불법 사채를 쓸 수 밖에 없습니다. <br> <br>[최주현 기자] <br>“하숙집과 원룸촌이 몰려 있는 대학가입니다. 불법 대출과 사채를 광고하는 전단지가 여기저기 널려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. '믿고 거래할 수 있다, 대학생과 만 20세 여성 누구나 당일 대출할 수 있다’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.”<br><br>직접 전화를 걸어봤습니다. <br> <br>[사채업자 A씨] <br>“조건만 되면 대학생이든 뭐든 성인만 되면 대출은 가능한거죠.” <br> <br>'법정 금리 준수'란 광고는 속임수였습니다. <br> <br>[사채업자 B씨] <br>“(우리는) 훨씬 높죠. 연 금리로 하면 100%가 넘는 거죠. 일수라는 게 원래 그렇거든.” <br><br>한 전직 대부업체 간부는 대학생, 특히 여학생들이 표적이라고 고백합니다. <br> <br>[양모 씨 / 전직 대부업체 지점장] <br>“부모님과 같이 사는 여학생을 가장 선호하죠. 유흥업소에 취업을 하든지 해가지고 갚을 수 있거든요. (대부 업종에게) 일종의 블루 오션이라고 볼 수 있죠.” <br> <br>돈을 빌려주면서 사실상의 족쇄까지 채운다고 했습니다. <br> <br>[양모 씨 / 전직 대부업체 지점장] <br>"핸드폰을 받아서 연락처 있지 않습니까, 싹 복사를 합니다. 그 자체만으로도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는 거죠." <br><br>도저히 빚을 갚을 수 없다며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한 채무자의 37%는 2030 세대였습니다. <br><br>사회에 발을 딛자마자 빚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두레박이 절실한 싯점입니다. <br> <br>[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] <br>"(청년 세대는) 앞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세대니까. 제도금융권으로 흡수하는 것이 고금리 대출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. (그렇지 않으면) 젊은 나이부터 고금리의 굴레에서 벗어나질 못한단 말이죠." <br> <br>채널A 뉴스 최주현입니다.